1. 왜 아이의 스마트폰 노출을 줄여야 할까?
36개월, 즉 만 3세 아이는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빠르게 흡수하며 성장하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의 뇌는 매우 민감하고 유연해서 자극에 따라 긍정적인 방향으로도, 반대로 부정적인 방향으로도 쉽게 영향을 받습니다. 이런 중요한 시기에 스마트폰 화면에 과도하게 노출되는 것은 아이의 시각, 청각, 인지 발달에 불균형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만 2세 미만의 유아는 스크린에 노출되지 않도록 권장하며, 2~4세 유아는 하루 1시간 이하로 제한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아이가 울거나 떼를 쓸 때, 부모가 바쁠 때, 외출 중 잠시 조용히 해달라고 할 때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이 손에 들려지곤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자책할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건 지금부터 아이에게 미치는 스마트폰의 영향을 인식하고, 건강한 방향으로 사용 습관을 바꾸려는 노력입니다.
2. 스마트폰이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
스마트폰은 정보 전달의 도구이자 때로는 훌륭한 교육 도구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과도하거나 무분별한 노출은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영상은 일방향 자극이기 때문에, 아이가 말을 배우는 데 필요한 쌍방향 소통이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빠르게 전환되는 화면과 자극적인 콘텐츠에 익숙해진 아이는 현실의 느리고 반복적인 자극에 흥미를 잃게 됩니다. 자기 전 스마트폰을 본 아이들은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돼 숙면을 방해받을 수 있습니다. 실제 사람과의 상호작용이 줄어들면서 타인의 표정, 말투, 감정을 읽는 능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부모가 통제하지 않으면 아이는 스스로 스마트폰을 내려놓지 못하게 되며, 심할 경우 스마트폰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처럼 스마트폰은 그 자체보다 사용 방법과 노출 시간이 핵심입니다.
3. 부모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
아이의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고 싶다면, 먼저 부모의 디지털 사용 습관을 돌아봐야 합니다. 많은 아이들이 스마트폰에 집착하게 되는 이유는 바로 부모가 스마트폰을 자주 사용하는 모습을 보고 따라 하기 때문입니다. 식사 중에도 스마트폰을 확인하고, 아이와 놀아주는 시간에도 메시지를 확인하고, 자기도 모르게 스마트폰을 계속 만지는 모습을 아이는 관찰하고 기억합니다. 따라서 아이 앞에서는 가급적 스마트폰을 멀리하고, 사용할 경우에도 설명과 함께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지금은 할머니에게 전화하는 거야", "날씨를 확인하는 중이야" 같은 말로 스마트폰의 용도를 알려주는 것도 하나의 법입니다. 아이에게는 말보다 행동이 더 큰 교육입니다. 부모가 스마트폰을 내려놓는 순간, 아이도 그 영향을 받습니다.
4. 현실적인 대안 마련하기
아이의 스마트폰 노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대체 활동이 필요합니다. 갑자기 “스마트폰 안 돼!”라고 금지하기보다는, 아이가 자연스럽게 다른 재미있는 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짧은 그림책부터 시작해 점차 이야기가 있는 책으로 확장하면 아이의 언어 발달에도 도움이 됩니다. 블록, 색칠놀이, 소꿉놀이, 역할놀이 등 손과 머리를 함께 쓰는 활동은 스마트폰 이상의 흥미를 줄 수 있습니다. 자연 속에서 뛰어놀며 오감을 사용하는 활동은 스마트폰 화면보다 훨씬 더 자극적이고 즐겁습니다. 간단한 요리를 아이와 함께 하면서, 재료를 만지고, 냄새 맡고, 모양을 구경하면 스마트폰보다 더 오랫동안 집중할 수 있습니다. 핵심은 스마트폰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더 재미있는 대체 경험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5. 규칙을 정하고 꾸준히 실천하기
36개월 아이에게는 일관성 있는 규칙이 매우 중요합니다. 스마트폰 사용도 예외가 아닙니다. 다음과 같은 규칙을 정하고 온 가족이 함께 지키도록 노력해 보세요. 스마트폰은 하루 정해진 시간에만 볼 수 있도록 규칙을 정하고, 아이 혼자 스마트폰을 보게 두지 않고, 부모가 함께 보며 설명해 주고 이야기 나누는 방식으로 활용하면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일관성입니다. 오늘은 되고, 내일은 안 되고, 부모 기분에 따라 달라지면 아이도 혼란스러워하고 오히려 더 스마트폰에 집착하게 될 수 있습니다.
6. 아이의 감정도 존중해 주세요
스마트폰을 줄인다고 해서 아이가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지는 않습니다. 익숙한 장난감을 빼앗긴 것처럼 울거나 짜증을 낼 수도 있어요. 이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감정을 인정하고 공감해 주는 태도입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더 보고 싶었구나. 재미있었겠지?", "그런데 오늘은 이만큼만 보기로 약속했지. 내일 또 볼 수 있어"라는 식으로 감정을 먼저 받아주고, 대안을 제시하는 접근이 효과적입니다. 억지로 뺏거나 무시하면 아이는 더 큰 반항심을 갖게 되고, 스마트폰은 ‘더 갖고 싶은 금지된 것’이 되어버립니다. 스마트폰을 단순한 ‘장난감’이 아닌 하나의 도구로 인식시켜 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입니다. 우리는 스마트폰 없이는 살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아이 또한 앞으로 디지털 기기와 함께 살아갈 세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지금은 스마트폰을 '차단'하는 것이 아니라, 현명하게 사용하는 습관을 들이는 시기가 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