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이의 공격성이 나타나는 이유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부모들이 가장 당황하고 어려워하는 순간 중 하나는 바로 아이가 친구를 때리거나 물건을 던지는 등의 공격적인 행동을 보일 때입니다. 아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이 있을 때 그것을 얻는 방법을 아직 잘 모릅니다. 감정을 조절하고, 언어로 욕구를 표현하며, 타인의 입장을 고려하는 능력은 점차 발달해 가는 것이기 때문에 이 시기에는 공격성이 자연스럽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두세 살 무렵에는 자기중심적인 사고가 강하기 때문에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손이 먼저 나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장난감을 뺏겼을 때, 친구가 나를 밀었을 때, 엄마의 관심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 아이는 분노나 불쾌감을 공격적인 행동으로 표현합니다. 또한 말이 서툰 아이일수록 언어 대신 행동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경향이 더 강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일부 아이는 새로운 환경에서 불안하거나 스트레스를 느낄 때 공격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하며, 충분한 수면이나 영양이 부족할 때도 짜증이나 공격성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즉 아이의 공격적인 행동은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일 수 있으므로 단순히 잘못된 행동으로만 보기보다 그 이면에 숨은 감정과 욕구를 파악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2. 공격적인 행동에 바로 개입하되 아이의 감정을 먼저 읽어주기
아이가 친구를 때리거나 소리를 지르는 상황을 목격했을 때 많은 부모들이 즉시 "왜 그랬어", "미안하다고 해", "그러면 안 되지"라며 훈육부터 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즉각적인 반응은 아이에게 감정을 억누르도록 만들고, 자기감정을 부정하게 할 수 있습니다. 이보다는 아이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감정을 먼저 공감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장난감을 뺏기고 화가 나서 친구를 때렸다면 이렇게 말해볼 수 있습니다. 장난감 뺏겨서 속상했구나. 그래서 화가 나서 그런 거야. 이렇게 감정을 먼저 언어로 표현해 주면 아이는 부모가 자신을 이해하고 있다는 안정감을 느끼며 진정하기가 쉬워집니다. 그다음으로는 행동의 부적절함을 짚어주고 대안을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속상할 땐 때리는 대신 말로 표현하는 연습을 해보자. 친구랑 놀고 싶으면 이렇게 말해봐. 화났다고 말해도 돼. 그러나 손을 사용하면 친구가 아프니까 다음엔 손 대신 말로 해보자. 이처럼 감정은 인정하되 행동은 조절해야 한다는 기준을 일관되게 알려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3. 일관된 규칙과 반응이 아이를 안정시킨다
아이의 행동을 조절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바로 일관성입니다. 부모가 어떤 날은 그냥 넘기고, 어떤 날은 엄하게 혼내는 식의 대응을 한다면 아이는 혼란을 느끼고 규칙을 이해하지 못하게 됩니다. 따라서 때리거나 던지거나 하는 행동은 언제 어디서든 똑같이 안 된다고 알려줘야 합니다. 예를 들어 집에서는 넘어가지만 어린이집에서만 혼내거나, 엄마는 안 되는데 아빠는 봐주는 식의 양육 태도는 아이의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습니다. 가족 모두가 같은 기준을 가지고 일관되게 대응해야 아이도 확실한 기준을 세울 수 있습니다. 또한 공격적인 행동을 했을 때는 즉각적인 중단과 설명이 필요합니다. 친구를 때리는 장면을 봤다면 바로 안 되라고 말하며 행동을 멈추고 이유를 설명해 주세요. 친구를 때리면 다치고 마음도 아파. 우리도 맞으면 아프잖아. 친구를 때리는 건 안 되는 행동이야. 반복적으로 말해주고 아이가 상황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4. 감정 표현 방법을 가르쳐주는 연습이 필요하다
아이가 공격적인 행동을 반복한다면 단순히 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아이는 여전히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대체할 수 있는 건강한 표현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는 법을 알려주고, 때리는 대신 할 수 있는 행동을 연습해 보세요. 예를 들어 짜증 날 때는 엄마 짜증 났어요 하고 말로 표현하게 하거나, 화가 났을 때는 화났다고 말하고 인형을 안아보자고 안내할 수 있습니다. 그림책을 활용하거나 역할놀이를 통해 감정을 표현하는 연습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특히 감정 단어를 아이가 많이 접할 수 있도록 평소에 일상 속에서 자주 사용해 주세요. 기쁘다 슬프다 화가 난다 속상하다 외롭다 심심하다 같은 감정 어휘를 자주 들려주고 아이가 따라 말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그렇게 되면 아이는 점차 말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능력을 키우게 됩니다.
5. 지속되는 공격성에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할 수도 있다
대부분의 공격적인 행동은 성장과 함께 자연스럽게 줄어들고 사회적 기술이 발달하면서 조절이 가능해집니다. 하지만 일부 경우에는 단순한 발달 과정이 아니라 정서적 문제나 발달상의 어려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더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공격적인 행동이 너무 자주 반복되고, 분노의 정도가 심하며, 공감 능력이 거의 없는 경우, 또는 또래 아이들과의 관계 형성에 어려움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전문가의 상담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특히 언어 발달 지연, 감각 처리 장애, 정서 불안, 자폐 스펙트럼 장애,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등은 공격적인 행동으로 표현될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하고 개입하는 것이 아이의 정서 발달에 매우 중요합니다. 부모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필요한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현명한 선택입니다.
6. 부모의 태도가 아이의 감정 조절에 영향을 준다
마지막으로 아이의 공격적인 행동을 다룰 때 부모의 감정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아이가 친구를 때리거나 소리를 지르면 부모도 당황하거나 화가 나기 쉽습니다. 하지만 부모가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소리를 지르거나 아이를 무조건 혼내면 아이는 더 큰 불안을 느끼고 감정을 더욱 폭발적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부모가 차분하고 단호한 태도로 대응하면 아이도 안정감을 느끼고 조절 능력을 키우게 됩니다. 따라서 아이가 공격적인 행동을 보일 때는 가능한 한 냉정하고 조용한 목소리로 상황을 정리하고, 이후 감정을 다독이며 올바른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아이가 조금이라도 감정을 말로 표현하거나 참으려는 노력을 보인다면 칭찬해 주시고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세요. 그 작은 변화가 반복될수록 아이는 점차 자신을 조절하고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릴 수 있는 사회적 기술을 갖춰가게 됩니다. 아이의 공격적인 행동은 혼내고 벌주는 것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아이가 아직 감정을 다루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생기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며, 부모의 따뜻한 공감과 일관된 지도를 통해 충분히 바뀔 수 있습니다. 부모는 아이가 세상과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감정을 읽어주고, 표현하도록 도와주는 최고의 조력자입니다. 오늘 아이가 보인 공격적인 행동에도 이유가 있었음을 기억하며, 그 속에 숨은 메시지를 들여다보는 하루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