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기주장이 강해지는 3세, 자연스러운 성장의 신호
36개월, 즉 3세가 되면 아이는 놀랍도록 빠르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려고 합니다. “싫어!”, “내가 할 거야!”, “내 마음대로 할래!”와 같은 표현은 부모에게 때때로 당황스러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아이가 자율성과 독립성을 키우는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이 시기의 아이는 자신이 하나의 독립된 존재임을 인식하기 시작하고, 주변 세계를 탐색하고 싶은 욕구가 강해집니다. 따라서 자기주장이 강해진다는 것은 심리적, 정서적 발달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부모는 아이의 이 같은 변화를 부정적으로만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왜 이렇게 말 안 듣지?”, “왜 이렇게 고집이 세지?”라고 생각하기보다, “아, 내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려는 힘이 자라나고 있구나”라고 바라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긍정적 인식이야말로 아이와의 관계를 더욱 건강하게 만드는 첫걸음이 됩니다.
2. 경청과 존중: 아이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기
자기주장이 강한 아이를 대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경청’입니다. 아이가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때 부모가 “그만해”, “안돼”라고 무조건 제지하거나 무시하면 아이는 좌절감을 느끼고, 더 격하게 자신의 뜻을 고집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이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나는 이 옷을 입고 싶어"라고 고집할 때, "그건 안 돼"라고 단호히 끊어내기보다는 "이 옷을 입고 싶은 이유가 있니?", "이 옷이 어떤 점이 마음에 드는지 이야기해 줄래?"라고 물어보는 것입니다. 이렇게 아이의 감정과 생각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면, 아이는 자신의 의견이 존중받는다고 느끼며 자연스럽게 타협하거나 양보하는 법도 배우게 됩니다. 경청은 단순히 듣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의 눈을 바라보며 진심으로 듣고, 아이가 끝까지 말할 수 있도록 기다려 주는 것입니다. 때로는 아이의 언어 표현이 서툴러 의도를 잘 모를 수 있지만, 부모가 차분히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아이에게 깊은 신뢰를 심어줍니다.
3. 명확한 규칙과 일관된 태도 세우기
아이의 자기주장을 무조건 수용하는 것도, 무조건 억누르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아이가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하되, 기본적인 규칙과 한계는 분명히 설정해 주어야 합니다. "네가 하고 싶은 것을 표현하는 건 좋지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은 안 돼"라는 식의 원칙을 아이가 이해할 수 있도록 알려주어야 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일관성’입니다. 오늘은 허용하고 내일은 금지하는 식으로 기준이 오락가락하면 아이는 혼란을 느끼고 반발심이 커질 수 있습니다. 부모가 미리 가족 간의 규칙을 정하고, 일관되게 적용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규칙은 간단하고 명확해야 하며, 아이도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규칙을 정할 때 아이와 함께 상의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어떻게 하면 서로 기분 좋게 놀 수 있을까?" 같은 질문을 통해 아이가 규칙 설정 과정에 참여하게 하면, 규칙을 스스로 지키려는 의지가 더욱 강해집니다.
4. 선택권 주기: 통제 대신 자유로운 선택
자기주장이 강해진 아이는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경험을 원합니다. 이 욕구를 건강하게 채워주기 위해서는 부모가 적절한 ‘선택권’을 부여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다만, 무한한 자유를 주기보다는 아이가 선택할 수 있는 범위를 부모가 미리 설정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아침에 입을 옷을 고를 때 “아무거나 골라”라고 하면 아이는 오히려 갈등을 느끼거나 지나치게 고집을 부릴 수 있습니다. 대신 “이 파란 티셔츠랑 빨간 셔츠 중에 어떤 걸 입을래?”처럼 제한된 선택지를 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하면 아이는 스스로 결정하는 만족감을 느끼면서도 부모의 방향 안에서 행동하게 됩니다. 선택권을 주는 방법은 옷 고르기 외에도 식사 메뉴 선택, 놀이 활동 고르기, 외출할 때 신발 선택 등 다양한 상황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스스로 결정한 것에 대해 존중하고 지지해 주는 것입니다.
5. 감정을 인정하고 표현 방법 가르치기
36개월 아기들은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는 방법을 아직 배우는 중입니다. 그래서 자기주장을 펼칠 때 종종 울거나 소리 지르거나 짜증을 부리기도 합니다. 이럴 때 부모는 아이의 감정을 부정하거나 억누르기보다, 감정을 인정해 주고 올바른 표현 방법을 가르쳐야 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장난감을 가지고 싶어 떼를 쓸 때, “그렇게 떼쓰지 마!”라고 말하기보다는 “장난감이 너무 갖고 싶구나. 그런데 떼쓰는 대신 어떻게 이야기하면 좋을까?”라고 물어보는 것입니다. 또한, "화가 나면 '나 화났어'라고 말해도 괜찮아"처럼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연습을 함께 해볼 수 있습니다. 감정 표현을 연습시키는 과정은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부모가 일관되게 감정을 인정해 주고 표현하는 방법을 지도하면, 아이는 점차 자신의 감정을 건강하게 다루는 능력을 키워 나갈 수 있습니다.
6. 부모의 감정 관리도 중요하다
자기주장이 강한 아이를 키우다 보면 부모 역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때로는 참지 못하고 아이에게 화를 내거나 감정적으로 반응하게 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부모가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면 아이는 부모의 분노를 두려워하거나 반대로 더 강하게 저항하는 패턴을 배우게 됩니다. 따라서 부모 스스로도 자신의 감정을 돌아보고, 필요한 경우 잠시 거리를 두거나 깊게 숨을 쉬는 등 감정 조절 방법을 실천해야 합니다. 아이의 고집이나 반항을 개인적인 공격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아이의 발달 과정으로 이해하려는 관점이 필요합니다. 가끔은 "괜찮아, 나도 힘들어"라고 솔직하게 인정하고, 잠시 휴식을 취하는 것도 좋습니다. 부모가 자신의 감정을 건강하게 관리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 아이도 자연스럽게 감정 조절 능력을 배워갑니다. 자기주장이 강해진 아이는 스스로 자라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부모가 아이의 자기표현을 존중하면서도 필요한 규칙과 한계를 설정하고,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며 감정 표현을 지도해 나간다면, 아이는 더욱 건강하고 긍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를 하나의 ‘작은 인격체’로 존중하고 신뢰하는 태도입니다. 육아는 긴 여정이기에 완벽함을 기대하기보다는 아이와 함께 성장한다는 마음으로 천천히 걸어가세요. 작은 실수조차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소중한 배움이 됩니다.